오늘은 우리가 필요한 비상금은 얼마가 적당한지 그리고 생활비와 따로 준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매달 월급을 받고 생활비를 사용하면서 저축까지 하고 있다면 돈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갑자기 발생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자동차나 가전제품이 고장날 수도 있고 갑작스럽게 큰 비용이 필요한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소득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상황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때 별도로 준비해 놓은 돈이 없다면 적금을 중도에 해지하거나 투자하고 있던 자산을 원하지 않는 시점에 처분해야 할 수 있습니다.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하면 신용카드나 대출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처럼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별도로 마련해 두는 돈을 일반적으로 비상금 또는 비상자금이라고 합니다.
비상금은 수익을 높이기 위해 모으는 투자금과는 목적이 다릅니다.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 두는 안전장치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비상금은 왜 필요하고 어느 정도를 준비하는 것이 적당할까요?

저축을 하고 있어도 비상금이 따로 필요한 이유
저축과 비상금은 모두 미래를 위해 현재의 돈을 남겨둔다는 점에서는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돈을 사용하는 목적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3년 뒤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해 매달 돈을 모으고 있다면 해당 자금에는 명확한 목적이 있습니다. 주택 마련이나 여행, 자녀 교육 등을 위해 모으는 돈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비상금은 아직 어떤 일에 사용할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기존의 재정계획이 무너지지 않도록 준비하는 돈이기 때문입니다.
한 달 생활비가 200만 원인 사람이 매달 50만 원씩 저축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예상하지 못했던 100만 원의 지출이 발생했습니다.
비상금이 없다면 이번 달 생활비에서 100만 원을 줄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결국 기존에 모아두었던 저축을 사용하거나 다음 달 카드 결제금액으로 넘기는 등의 방법을 생각하게 됩니다.
문제는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한 번으로 끝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소득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는 한 번의 지출보다 매달 발생하는 생활비가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월세나 대출 상환금, 보험료, 통신비, 식비처럼 소득이 줄더라도 계속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비상금은 이런 상황에서 일정 기간을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줍니다.
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비상자금은 중요합니다. 주식이나 펀드 같은 자산은 필요할 때 언제든 매도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투자한 자산의 가격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현금이 필요하면 손실을 감수하면서 매도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생활에 필요한 비상자금을 따로 마련해 놓으면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투자자산을 급하게 처분해야 하는 상황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축과 투자에 앞서 비상자금의 필요성을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비상금은 돈을 불리는 자금이라기보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기존의 생활과 재정계획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자금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비상금은 얼마를 준비하는 것이 적당할까?
비상금을 준비하기로 결정하면 가장 먼저 생기는 질문은 얼마를 모아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하나의 금액을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월급을 받더라도 혼자 생활하는 사람과 가족의 생활비를 책임지는 사람의 상황은 다릅니다. 월세를 내는 사람과 주거비 부담이 크지 않은 사람도 필요한 생활비가 다릅니다.
따라서 월급 자체보다 한 달 동안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얼마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예를 들어 월 소득이 350만 원인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매달 월세나 대출 상환금 70만 원, 보험과 통신비 30만 원, 식비와 교통비 등 기본생활비 100만 원이 필요하다면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 약 200만 원이 필요한 셈입니다.
반면 같은 350만 원을 벌더라도 고정지출과 기본생활비가 280만 원이라면 필요한 비상자금 규모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소득의 안정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매달 비교적 일정한 소득이 들어오는 경우와 월마다 수입의 차이가 큰 경우는 같은 기준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프리랜서나 자영업처럼 수입 변동이 큰 경우에는 예상하지 못한 소득 감소에 대비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습니다.
부양해야 하는 가족이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혼자 생활한다면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자신의 생활비만 고려하면 되지만 가족의 생활비를 책임지고 있다면 식비와 주거비, 교육비 등 계속 유지해야 할 지출이 더 많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큰 금액을 목표로 잡을 필요는 없습니다.
비상자금이 전혀 없다면 우선 작은 금액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장 먼저 한 달의 기본생활비를 마련하고 이후 자신의 상황에 맞게 조금씩 늘리는 방식입니다.
비상금을 한 번에 마련하기 어렵다면 매달 일정 금액을 자동으로 옮기는 것도 방법입니다.
월급을 받은 뒤 남은 돈을 비상금으로 모으려고 하면 실제로 돈이 남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월급날 일정 금액을 별도의 계좌로 먼저 옮겨 놓으면 조금씩 자금을 마련하기 쉽습니다.
목표금액 역시 다른 사람의 기준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자신의 상황을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직업과 소득의 안정성, 한 달 필수생활비, 가족 구성, 부채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해 자신에게 필요한 금액을 계산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정확히 얼마가 정답인지 찾는 것이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몇 달 정도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비상금은 어디에 보관하고 언제 사용해야 할까?
비상금은 일반적인 투자자금과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보관방법을 결정할 때도 수익률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지출은 날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상금 전부를 가격 변동이 큰 자산에 투자하거나 일정 기간 돈을 꺼내기 어려운 상품에 넣어두면 정작 필요할 때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비상금 계좌를 생활비 계좌와 분리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의 통장에 생활비와 비상금이 함께 들어 있으면 잔액이 많아 보이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생활비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활비 100만 원과 비상금 300만 원을 한 통장에 넣어두면 잔액에는 400만 원이 표시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돈은 100만 원입니다.
계좌를 분리하면 생활비와 비상자금을 구분하기가 쉬워집니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 비상금을 사용해야 할까요?
가장 간단한 기준은 예상하기 어려웠고 반드시 필요한 지출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꼭 필요한 수리비가 발생하거나 소득이 중단되어 기본생활비가 부족한 상황은 비상자금의 목적에 비교적 잘 맞습니다.
반대로 여행이나 새로운 전자제품 구입처럼 미리 계획할 수 있는 소비는 별도의 목적자금을 만들어 준비하는 편이 좋습니다.
비상금이 있다는 이유로 계획하지 않았던 소비를 반복하면 정작 필요한 순간에 사용할 돈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사용한 뒤 다시 채우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500만 원의 비상금을 마련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지출로 150만 원을 사용했다면 남은 350만 원을 새로운 기준으로 생각하기보다 여유가 생겼을 때 다시 기존 목표금액까지 채우는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비상금의 목적은 통장에 큰돈을 계속 쌓아두는 것이 아닙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금을 깨거나 투자자산을 급하게 처분하고, 카드나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을 줄이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저축과 투자를 계획할 때 수익률만 생각하기보다 자신의 재정에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월급을 받으면 생활비를 사용하고 남은 돈을 모두 저축하거나 투자하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생활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 언제든 발생합니다.
그래서 돈을 관리할 때는 불리는 것만큼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비상금이 아직 없다면 처음부터 큰 금액을 만들려고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한 달 필수생활비가 얼마인지 계산하고 감당할 수 있는 금액부터 조금씩 별도로 마련하면 됩니다.
그 과정이 반복되면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겨도 기존의 생활과 저축, 투자계획을 급하게 바꾸지 않아도 되는 여유가 생길 수 있습니다.
결국 비상금은 수익을 만들어내기 위한 돈이 아니라 내 재정계획을 쉽게 무너지지 않게 만들어주는 기본적인 안전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